2026-03-09
많은 IT 조직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제를 나누고, 정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공유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성과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기대했던 성과와 실제 결과 사이에 큰 차이가 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이 문제의 본질은 성과를 만들기 위한 정보와 실행의 흐름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목표는 목표대로 관리되고, 과제는 과제대로 관리돼요. 각각은 열심히 관리되지만, 이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실제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진척률은 공유되지만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해요. 70%가 정말로 70%인지, 아니면 아직 불확실한 상태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결국 성과에 대한 판단은 데이터가 아니라 추정과 감각에 의존하게 돼요. 관리자는 바쁘게 보고를 받지만, 확신을 갖고 결정하기는 점점 어려워집니다.
성과 관리가 어려운 이유는 사람이 부족해서도, 노력이 부족해서도 아닙니다. 대부분은 구조의 문제예요. 성과는 목표를 세우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목표가 실행으로 이어지고, 실행이 점검과 평가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져요.
이 연결이 끊어진 조직에서는 같은 패턴이 반복됩니다. 성과가 잘 보이지 않으면 회의를 늘리고, 지표를 더 만들어요. 하지만 정보가 연결되지 않는 한 성과는 여전히 흐릿합니다. 일정이 목표가 되고, 관리 행위가 성과처럼 보이며, 조직은 바쁜데 방향은 점점 흐려져요. 더 많은 노력을 쏟아붓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는 특정 조직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대부분의 CTO와 테크 리더가 이미 익숙하게 겪어온 장면들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개인의 역량이나 의지에서 시작되지 않아요.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왔는가, 어떤 질문을 던져왔는가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지금까지 다룬 내용은 해답이 아니었습니다. 일정과 성과를 혼동하고, 실행과 관리 자체를 목적처럼 다루게 되는 구조적 원인을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었어요.
CTO라면 반드시 한 번쯤 멈춰서 의심해봐야 할 전제들이 있습니다. 우리 조직은 지금 일정을 목표로 삼고 있지는 않은가. 관리 행위 자체가 성과처럼 느껴지고 있지는 않은가. 이 전제가 바로 서지 않으면, 이후에 나오는 어떤 원칙이나 실행 방법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워요.